피아노 연주 목표와 동기 부여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전문 피아니스트를 보며 “난 절대 저렇게 되지 못할 거야”라며 쉽게 좌절하곤 합니다. 마치 가장 낮은 지대에 선 채, 저 멀리 솟아 있는 높은 봉우리를 바라볼 때의 느낌과 같죠. 하지만 산을 오르는 일과 마찬가지로, 한 악기를 익히는 일 역시 큰 도전 과제를 작은 과제로 쪼개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의욕을 잃지 않고, 효율적인 연습 일과를 통해, 매일 조그만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피아노 연주 목표와 동기 부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목표, 피드백, 보상을 중심으로 하루의 연습 일과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패턴은 장기적 관점, 단기적 관점 모두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우선 장기 목표를 설정한 후, 목표에 대한 진행도를 점검하면서 피드백을 받고,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줘 동기를 부여합니다. 이는 단기 목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 연습 시간마다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즉석 피드백을 받고, 목표 달성에 대한 보상을 받습니다.

장기 목표 설정하기

우선 장기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설정합시다. 멀리 솟은 봉우리를 보며 큰 방향을 잡고, 어떤 주법을 먼저 익힐지, 어떤 것에 더 집중할지 등 구체적인 연습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실력 높이기"와 같이 막연한 목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특정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 “공연에서 연주하기" 등,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당장은 도달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이러한 목표들은 목적 의식을 부여합니다. 또한 최종 목표 달성까지 단계를 설정해 진행도를 점검하세요.

나만의 목표를 세워라. 나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목표를 선택하세요. 낭만주의 시대의 베토벤이 지루하다면, 베토벤 연주를 목표로 삼는 것은 그리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 것입니다. 엘튼 존을 좋아한다면, 엘튼 존의 노래 중에서 목표를 고르도록 하세요. 나의 목표를 세우는 데 다른 사람을 중심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언제든 기꺼이 건반에 손을 뻗게 되는 목표를 세우세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라. 목표로 하고 있는 곡이 쉬운 곡이라면, 이 목표는 양질의 연습을 통해 금세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더 어려운 곡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요. 현재 내 실력이 초급 수준인데 너무 복잡한 곡을 치고 싶다면, 적어도 몇 년의 시간은 걸릴 걸 각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서 레슨을 받은 적이 있고 다시 피아노를 연습하는 경우라면 더 적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피아노를 배우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저널리스트 앨런 러스브리저는 56세에 다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앨런은 다시 피아노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년 만에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콘서트에서 연주하게 됩니다. 엄청난 연습량이 뒷받침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 덕분이었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기

장기 목표를 설정했으면 이제 개별적인 연습 시간의 단기 목표에 집중할 차례입니다. 목표, 피드백, 보상을 중심으로 각 연습 시간에 임하면, 쉽사리 의욕을 잃지 않고 훨씬 더 빠르게 실력 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연습 시간마다의 목표

조그마한 진전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 실력 향상의 핵심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생각하며 오늘 이루고 싶은 작은 목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시간을 들여 하루하루 뭔가를 이루는 것은 연습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을 통해 우리의 피아노 실력은 순식간에 향상됩니다.

매일의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목표가 분명할수록 연습은 훨씬 쉬워지고 효율적이게 됩니다. 손가락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싶다면, 특정 아르페지오 및 스케일 패턴을 틀리지 않고 열 번 연속으로 연주하는 것을 작은 목표로 삼을 수 있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정 곡의 특정 섹션을 확실히 익히고 싶다면, 그 안에서 한 부분을 골라 그 부분을 틀리지 않고 열 번 연속으로 연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볼 수 있습니다.

매일의 목표는 현실적일수록 좋다. 6장에서 언급했듯, 한 번에 40분 이상 연습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세상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 법입니다. 따라서 정해놓은 연습 시간 안에서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우도록 합니다.

피드백

내가 옳게 연주했는지, 틀리게 연주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 학습 효율은 더욱 커집니다.

실수 알아차리기.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입장에서, 나의 연주가 어떤 소리로 울려 퍼질지 미리 아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나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나쁜 습관이 들기 쉬우며, 의욕도 쉽사리 꺾이기 마련입니다.

도움을 받아라. 우리는 우리가 범하는 모든 실수를 알아차리지는 못합니다. 이는 원곡이 익숙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무시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곡을 익히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실수를 범하는지에만 귀를 곤두세우기도 곤란한 노릇입니다. 따라서 선생님이나 친구의 도움, 혹은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연주를 점검하도록 합니다.

피드백에 대응하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당 부분을 고치도록 합니다. 실수를 고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6장 - 피아노 연습 노하우에서 살펴본 바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잘 한 부분 알아차리기. 옳은 음을 쳤다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긍정적인 외부 피드백이 더해지면 이 기쁨은 더 커집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피드백과 균형을 이룰 때 더 큰 효과를 가집니다. 연주가 어려운 부분일수록 “잘했어요” 한 마디는 여러분에게 더 큰 용기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보상

세워둔 목표를 달성하면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세요. 긍정적 피드백과 보상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긍정적 강화"로 이어집니다. 긍정적 강화는 좋은 습관을 들이고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부정적인 피드백과 처벌의 조합되었을 때보다 훨씬 큰 효과를 가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부정적 강화"는 학습자의 의욕을 꺾기 쉽습니다.

물론 목표 달성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만족감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 다양한 보상을 시도해보며 어떤 것이 내게 가장 의욕을 북돋아 주는지 실험해보세요. 보상은 맛있는 간식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시청도 될 수 있습니다. 보상이 아니었더라도 본인이 평소에 즐길 수 있는 것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습관화가 된 이후에는 보상이 아예 필요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와 연주 실력 향상이 그 자체로 충분한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학습 진행도 점검

앞에서는 연습 시간마다 자신의 연주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내가 장기 목표 성취 과정 중 어느 지점에까지 와 있는지 큰 그림에서 확인하고, 이에 따라 적절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연습 일지를 쓰고, 연습을 녹음하고, 앱을 활용해 진행도를 점검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중 무슨 방법을 쓰든 결코 후회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학습 진행도를 점검함으로써 우리는 처음 세워뒀던 목표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내가 현재 올바른 학습 궤도에 올라 있는지, 손가락이 돌아가는 속도가 양손 협응력에 비해 떨어지는지, 곡의 앞부분에 비해 뒷부분은 다소 소홀했는지 따위를 점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면, 학습 방식이나 연습 내용을 여기에 맞게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장기적인 목표를 재평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것이 현실적인 것인지 모르는 채로 너무 야심찬 목표를 세웠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그 사이에 취향이 바뀌어 애초에 세워 놓은 목표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이런 경우에는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장기 목표를 세운 후, 앞에 설명된 대로 다시 연습을 시작하면 됩니다.

학습 의욕을 유지하는 핵심은 학습 진행도를 점검하며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입니다. 연습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고, 뭘 연주해도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학습 진행도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처음 연습을 시작한 시점을 돌아보며, 내가 얼마나 꾸준히 연습해 왔는지, 그때와 비교해 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동기 부여

처음 세워뒀던 목표를 달성한 순간을 상상해봅니다. 예컨대 목표로 했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겠다는 목표, 혹은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위해 겨울 왕국의 OST 전곡을 연주하겠다는 목표, 할머니의 80세 생신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낭만주의 클래식을 연주하겠다는 목표를 말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목표였지만, 하루하루의 작은 목표를 설정해 이에 맞춰 연습하고, 피드백을 통해 실수를 교정하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실력 향상을 통해 여러분은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런 장기적 목표에 도달하면 커다란 보상이 주어집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혹은 여러 사람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은 쿠키 한 조각이나 넷플릭스 보며 잠들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보상입니다. 실력이 눈부시게 향상되었다는 이 사실은 그 누구도 여러분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값진 보상입니다.

긍정적인 강화는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빛을 발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을 한 번 맛본 사람은 결코 그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또 다른 먼 봉우리를 바라보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동일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해낼 수 있으리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