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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를 위한 피아노 독학 가이드

1장내게 꼭 맞는 피아노 혹은 건반 고르기2장내게 꼭 맞는 피아노 학습법 찾기3장올바른 피아노 연주법과 자세4장처음으로 피아노 멜로디 연주해보기5장악보 읽기 (기초)
6장피아노 연습7장피아노 연주 목표와 동기 부여8장음표 읽기, 박자 맞추기, 그리고 셈여림9장피아노 페달의 종류와 사용법10장피아노에 관한 오해와 자주 묻는 질문들

8장

음표 읽기, 박자 맞추기, 그리고 셈여림

초보를 위한 피아노 독학 가이드

악보를 보면 무엇을(음표), 언제(박자), 어떻게(셈여림) 연주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5장에서 소개한 악보 읽기 지식을 바탕으로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살펴봅니다. 참고로 5장은 악상 기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더불어 악보 읽기가 가져다주는 이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레슨이나 튜토리얼을 받고 있다면 이번 장의 내용은 더욱 중요합니다. 선생님, 온라인 튜토리얼, 혹은 앱을 통한 학습을 대체할 수는 없을 테지만, 이 글을 읽는 것이 적어도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을 연주하나 (음표)

플랫과 샾

지금까지는 쉬운 이해를 위해 하얀 건반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피아노에는 검은 건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검은 건반은 음이름(도~시) 뒤에 플랫이나 이 붙어 있을 때 연주하는데, “플랫”이 붙은 음은 해당 흰 건반 반음 아래의 검은 건반을, “샾"이 붙은 음은 반음 위의 검은 건반을 연주합니다. 명확성을 위해, 플랫이나 샾이 붙어 있지 않은 흰 건반의 음에 대해서는 내추럴 음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 플랫(♭)이 붙은 음은, 그 음에 해당하는 흰 건반의 반음 아래를 가리킵니다.
    예시. 시♭ - “시 플랫”은 “시” 건반 반음 아래의 검은 건반입니다.
  • (♯)이 붙은 음은, 그 음에 해당하는 흰 건반의 반음 위를 가리킵니다.
    예시. 도♯ - “도 샾"은 “도" 건반 반음 위의 검은 건반입니다.
  • 내추럴(♮)이 붙은 음은, 그 음에 해당하는 흰 건반을 가리킵니다.
    예시. 레♮- ”레 내추럴”은 그대로 “레"입니다.   
Notes with flat, sharp and natural symbols
플랫/샾/내추럴 기호가 붙은 음들

조표

도(C)에서 시작해 흰 건반만 치는 노래라면, 이 노래의 “키(혹은 조; key signature)”는 “C(도) 메이저”입니다. C 메이저 키는 존재하는 수많은 조 가운데 하나이며, 검은 건반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F(파) 메이저 키의 경우, 모든 시는 반음이 내려가 시♭이 됩니다. D(레) 메이저 키에서는 파(F)와 도(C)가 각각 파♯, 도♯이 됩니다. 물론 이보다도 훨씬 많은 검은 건반을 사용하는 키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B(시) 메이저 키는 검은 건반 다섯 개를 모두 사용합니다.

지금 바로 음악 이론을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어떤 키에서 어떻게 플랫과 샾이 사용되는지 당장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노래 안에서 특정 음에 ♭이나 ♯이 항상 붙는다면, 이는 오선보 맨 왼쪽 음자리표 바로 뒤에 조표(key signature)의 형태로 표시됩니다. 

Grand staff with key signature
조표가 표시된 대보표(grand staff)

임시표와 내추럴

플랫과 샾을 표시할 때 조표만을 활용하는 노래는 거의 없습니다. 조표 외에 추가적으로 플랫이나 샾을 표시하는 악상 기호를 “임시표"라고 부릅니다. 임시표는 악보 상 다음 세로줄(이 세로줄로 “마디"가 구분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박자" 섹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이 나타날 때까지만 효과를 가집니다. 한 마디 안에서 시 음표 앞에 ♭이 붙어 있다면, 그 마디 안의 모든 시는 시♭으로 내려가며, 그 다음 마디부터는 오선보 맨 앞에 표시된 조표대로 돌아갑니다.

내추럴(♮) 임시표는 조표나 임시표로 주어진 플랫이나 샤프를 무시하고 해당 음을 흰 건반으로 연주할 것을 표시합니다. 내추럴 임시표 역시 한 마디 동안만 유효합니다.

Use of accidentals
임시표의 사용

낮은 음자리표

지금까지는 대보표 상단에 위치한 높은 음자리표만 살펴보았습니다. 높은 음자리표는 가운데 도와 그 위의 음들을 포함하며, 주로 오른손으로 연주합니다. 대보표 하단에는 낮은 음자리표가 위치합니다. 낮은 음자리표는 가운데 도와 그 아래의 음들을 포함하며, 주로 왼손으로 연주합니다.

낮은 음자리표에서의 가운데 도
낮은 음자리표에서의 가운데 도

높은 음자리표와 마찬가지로, 가운데 도에서부터 일일이 음을 세어보아야지만 음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낮은 음자리표 상의 음의 위치를 기억하는 방법이 있으니, 한 번 활용해보세요!

  • 낮은 음자리표의 오선 사이사이의 공간에 위치한 음들은 아래에서부터 각각 라(A), 도(C), 미(E), 솔(G)입니다 - All Cows Eat Grass, 혹은 All Cars Eat Gas.
All Cows Eat Grass
  • 낮은 음자리표의 오선 위에 위치한 음들은 아래에서부터 각각 솔(G), 시(B), 레(D), 파(F), 라(A)입니다 - Good Boys Do Fine Always, 혹은 Good Burritos Don’t Fall Apart.
Notes on the lines - Good Boys Do Fine Always
  • 낮은 음자리표의 점 두 개 사이의 선 위에 위치한 음은 파(F)입니다. (낮은 음자리표의 다른 이름이 파 음자리표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언제 연주하나(박자)

모든 노래는 악보 상 세로줄로 표현되는 “마디"로 분할됩니다. 이 마디 안에서 다양한 음 길이를 나타내는 여러 종류의 음표가 나타납니다. 가장 긴 음표는 온음표로, 온음표의 길이는 노래의 속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른 음 길이의 음표들은 이 온음표를 작게 쪼갠 것입니다. 예컨대 2분음표는 온음표의 절반, 4분음표는 온음표의 4분의 1, 8분음표는 온음표의 8분의 1의 길이를 가집니다.

whole note, halt note, quarter note and eigth note
음 길이

8분음표에는 “깃발"이 달려 있으며, 4분음표의 절반의 길이를 가집니다. 16분음표는 두 개의 깃발과 더불어, 그 길이는 8분음표의 절반입니다. 악보 상 표기를 더 쉽게 하기 위해, 8분음표나 16분음표가 연달아 나오는 경우 이 깃발을 묶어 “빔(beam)”으로 표시합니다.

8분음표와 16분음표의 빔 표기
8분음표와 16분음표의 빔 표기

쉼표

아무것도 연주할 필요가 없는, 음 사이사이의 공백은 쉼표로 표시합니다. 쉰다는 것은 건반을 누른 채 지속하는 것과 다릅니다. 예컨대 악보에 2분음표 하나가 있는 경우와, 4분음표와 4분쉼표가 붙어 있는 경우에는 분명한 소리의 차이가 있습니다. 음표에 온음표, 4분음표, 8분음표, 16분음표 등이 있듯, 쉼표에도 온쉼표, 4분쉼표, 8분쉼표, 16분 쉼표가 있습니다. 8분음표나 16분음표와 마찬가지로, 8분쉼표부터 길이가 짧아질수록  깃발이 하나씩 달리기 시작합니다. (8분쉼표에는 깃발이 한 개, 16분쉼표에는 두 개, 32분쉼표에는 세 개 등등)

Rests
쉼표

박자표

박자표는 한 마디가 몇 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표시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박자는 한 마디에 네 박이 들어가는 4/4 박자입니다. 박자표에서 분모 부분은 이 노래에서 몇분음표를 한 박으로 셀 것인가를 의미하며(4/4 박자에서는 4분음표가 한 박), 분자 부분은 한 마디가 이 음표 몇 개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의미합니다(4/4박자에서는 4개). 예컨대 3/4 박자에서 한 마디는 4분음표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6/8 박자에서 한 마디는 8분음표 6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자표: 4/4 박자, 3/4 박자, 그리고 6/8 박자
박자표: 4/4 박자, 3/4 박자, 그리고 6/8 박자

여러 예제곡을 통해 다양한 박자를 직접 연주를 해보면 이해가 훨씬 빠를 것입니다. <백조의 호수>(4/4)나 <엘리제를 위하여>(3/4) 등이 시작하기 좋은 노래들입니다. (이 두 곡 모두 flowkey의 초급용 라이브러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Info

점음표와 이음줄

모든 음표들이 2의 배수만큼의 길이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음표 뒤에 점을 붙이면, 그 음표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길이를 원래 음표에 더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점온음표는 온음표에 2분음표의 길이를 더한 만큼의 길이를 가지며, 점2분음표는 2분음표에 4분음표의 길이를 더한 만큼의 길이를 가집니다. 또한 같은 높이의 음표 두 개를 이음줄로 연결하면 앞의 음표의 길이에 뒤의 음표의 길이가 더해집니다. 이음줄은 보통 두 마디 이상에 걸쳐 음 길이를 연장할 때 사용됩니다.

점음표와 이음줄
점음표와 이음줄

박자 세기

한 음을 언제 연주해야 할지를 알려면 박자를 셀 수 있어야 합니다. 음악이 시작되기 전에 하나 둘 셋 넷 하고 박자를 세는 음악가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박자를 소리 내 읊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지만, 실력이 점점 늘수록 머릿속으로도 박자를 셀 수 있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 초견으로도 박자를 놓치지 않고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됩니다.

박자표를 보면 한 마디 안에 몇 박이 들어가는지, 한 박이 얼마나 긴지를 알 수 있습니다. 4/4 박자에서는 4개의 4분음표가 한 마디 안에 들어가며, “하나, 둘, 셋, 넷"하고 박자를 셉니다. 한 박을 반으로 쪼개어 셀 때에는 “하-나, 두-울, 세-엣, 네-엣"하고 박자를 셉니다. 이런 방법은 더 짧은 박, 혹은 점음표, 이음줄 등이 나타나 있는 마디에서 박자를 셀 때 유용합니다.

템포

박자를 올바르게 셀 수 있으려면 그 곡이 어느 정도의 빠르기로 연주되어야 하는지, 즉 템포를 우선 알아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템포는 Lento(“느리게"), Moderato(“보통 빠르기로"), Allegro(“빠르고 경쾌하게") 등의 이탈리아어로 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분 당 4분음표가 몇 개가 들어가는지를 의미하는 분당 박자 수(beats per minute, “BPM”)으로 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예: ♩= 120 bpm)

템포를 표현하는 이탈리아어는 매우 다양하며, 이는 각각에 해당하는 bpm 범위와 더불어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템포 표기
템포 표기
Info

템포와 리듬의 해석

템포 표기는 대략적인 속도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악보에 표시된 템포를 너무 엄격하게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피아노와 같은 솔로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은 템포를 밀거나 당기면서 더 폭넓은 표현이 가능하다는데에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식 템포 표기 중 하나인 Tempo Rubato는 이러한 방식의 자유 연주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롭게 템포를 해석하는 방식이 모든 음악에 적합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일정한 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완전히 익숙해지고 나서 천천히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연주하나(셈여림)

셈여림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처럼 셈여림 기호 역시 악보 상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템포와 마찬가지로 셈여림 표기 역시 너무 엄격하게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쳐야 세게 치는 것인지 여리게 치는 것인지는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므로, 연주자의 해석을 개입될 충분한 공간이 있습니다.

셈여림(볼륨) 표기 역시 이탈리아어로 표현합니다. “피아노”(Piano, p)는 작게, “포르테"(Forte, f)는 크게 칠 것을 의미합니다. 중간을 의미하는 “메조"(Mezzo, m)가 피아노나 포르테 앞에 붙으면 조금 작게, 혹은 조금 세게 칠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피아노나 포르테의 효과를 과장하고자 한다면, 같은 기호를 연달아 붙이면 됩니다. 예컨대 피아니시모(pianissimo; 매우 작게)는 pp로, 포르티시모(fortissimo; 매우 세게)는 ff로 표기됩니다. fff는 “이웃집의 컴플레인"을 의미합니다.

음표 위에 악센트(>) 표시가 되어 있으면, 그 음만을 강조해서 연주하란 의미입니다. < 표시가 길게 늘어져 있다면 이는 서서히 볼륨을 증가(크레센도)시키란 의미입니다. 반대로 > 표시가 길게 늘어져 있다면 이는 서서히 볼륨을 줄여라(디크레센도)는 의미입니다.

악보 상에서의 셈여림 표시
악보 상에서의 셈여림 표시

초견 실력 향상시키기

어린 시절 처음 글 읽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각 단어의 뜻을 먼저 익힌 후 비로소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모든 문장을 별다른 노력 없이도 순식간에 이해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실력에 맞는 노래를 찾고 악보를 들여다 보며 연습을 계속해 보세요. 처음에는 악보에 표시된 수많은 악상 기호에 헷갈릴지 몰라도, 이들을 체계적으로 익히고 연주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곡들을 쉽게 “초견"으로 연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계속한다면 악보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코드와 멜로디, 화성이 들려오고 이것들을 곧바로 연주로 옮길 수 있게 될 것이며, 이전까지 악보에 대해 가지고 있던 두려움 역시 결국에는 사라질 것입니다.